대규모 언어 모델의 작동 원리를 알면 인공지능의 환각 현상을 줄이고 신뢰성 있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1. 인공지능의 환각 현상, 왜 발생하는가?
최근 몇 년 사이, 생성형 AI 기술은 눈부신 발전을 이뤘습니다. 특히 대규모 언어 모델(Large Language Model, LLM) 기반의 대화형 AI는 사람처럼 자연스럽고 논리적인 문장을 생성하며, 일상적인 질문은 물론 복잡한 주제에 대해서도 척척 답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모델들이 항상 '정답'만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존재하지 않는 정보를 그럴듯하게, 심지어 확신에 찬 어조로 말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와 같은 현상을 '환각(Hallucination)' 이라고 부르며, 생성형 AI의 대표적인 한계 중 하나로 꼽힙니다.
LLM은 실제 정보를 '이해'하거나 '판단'하는 존재가 아닙니다. 이들은 자신이 학습한 방대한 텍스트 데이터를 바탕으로 주어진 문맥에서 가장 가능성 높은 다음 단어(또는 문장)를 예측하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따라서 질문에 대해 "잘 모른다"고 답하기보다는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내용이나 왜곡된 정보를 '있는 것처럼' 만들어내는 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LLM은 인터넷에 존재하는 방대한 텍스트 데이터를 학습하여, 문맥을 이해하고 자연스러운 문장을 생성하는 모델입니다. 이 학습 과정에서 수천억 개에 이르는 '파라미터(Parameter)'를 저장하게 되는데, 이는 인공지능이 언어의 패턴을 익히며 쌓은 지식의 수치적 표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마치 사람이 경험을 통해 언어 감각을 체득하듯, AI도 통계적으로 언어를 기억하고 예측합니다. 이러한 파라미터가 많을수록 더 복잡한 문장 구조를 처리하고, 더 정교한 응답을 생성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중요한 전제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LLM은 정해진 시점까지 학습된 데이터만을 기반으로 응답합니다. 예를 들어, 2024년까지 학습된 모델은 2025년의 새로운 정책이나 사회적 변화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 채 답변하게 됩니다. 최신 정보를 반영하려면 모델 자체를 다시 학습시켜야 합니다.
이러한 구조적 한계와 예측 기반 응답 방식이 결합되면, 때로는 존재하지 않는 논문, 잘못된 수치, 왜곡된 맥락이 만들어지는 '환각' 현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 문제는 단순한 기술적 오류가 아니라 생성형 인공지능의 작동 원리에서 비롯된 내재적 특성이라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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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LLM의 작동 방식과 지식의 한계
또한, LLM의 작동 구조를 이해하면 인공지능이 어떻게 답을 만들어내는지, 그리고 그 답변을 어떻게 해석하고 수용할지를 결정하는 데에 더 나은 기준을 세울 수 있습니다. LLM이 정보를 다루는 방식은 지식의 출처와 접근 방식에 따라 크게 두 가지 구조로 나뉩니다.
첫 번째는 ‘내부 지식 기반 응답 구조’입니다. 이 구조는 인공지능이 사전에 학습한 데이터만을 기반으로 답변을 생성하는 방식으로, 예를 들어 “GPT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대해 모델은 자신이 학습한 정보 중 가장 자연스럽고 적절한 설명을 조합해 제공합니다. 이 방식은 빠르고 일관된 응답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최신 정보가 반영되지 않거나 사용자의 구체적인 맥락에 맞는 답변이 어려울 수 있다는 한계도 존재합니다.
두 번째는 ‘외부 정보 참조형 응답 구조’입니다. 이 구조에서는 모델이 기존의 학습 데이터뿐 아니라 실시간 정보나 사용자가 제공한 자료를 기반으로 응답을 생성합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PDF, 마크다운(md), CSV와 같은 다양한 형식의 문서를 첨부하거나, 웹 브라우징 기능을 통해 링크 기반의 검색 결과를 불러와 참고하는 방식도 외부 정보를 참조하는 응답 구조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보다 상황에 맞는 구체적인 정보 제공이 가능하며, 사용자 맞춤형 응답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용성이 높습니다.
넓은 의미에서 이러한 기능들은 모두 검색 증강 생성(Retrieval-Augmented Generation, RAG) 개념에 포함됩니다. 간단히 말해, RAG는 인공지능이 기존 학습 내용에만 의존하지 않고, 외부 정보 소스를 참조함으로써 더 정확하고 최신의 응답을 생성할 수 있도록 돕는 방식입니다. (이 내용은 뒤 항목에서 좀 더 살펴보겠습니다.)
결국, LLM이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 응답을 생성하는지는 단지 모델의 크기나 성능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핵심은 질문에 적절한 정보 환경이 주어졌는가입니다. 사전 지식에만 의존할 경우, 맥락에서 벗어난 설명이나 불완전한 정보로 인해 응답의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반면, 구체적인 정보나 문서를 충분히 제공한 환경에서는 훨씬 더 신뢰할 수 있는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프롬프트의 설계 방식 또한 환각을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질문을 단계적으로 나누어 사고 흐름을 유도하거나, 다양한 프롬프트 패턴과 기법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면, 모델이 보다 구조적이고 사실에 가까운 응답을 생성하도록 유도할 수 있습니다.
물론, 현재 기술로는 환각 현상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정보 환경을 정교하게 구성하고, 효과적인 프롬프트를 설계하는 두 가지 방법을 함께 활용한다면, 생성형 AI를 보다 신뢰성 있게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은 분명히 높아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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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신뢰성을 높이는 프롬프트 설계 전략
프롬프트 설계는 생성형 AI 활용의 핵심입니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라는 전문 분야가 등장할 만큼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신뢰성을 높이는 효과적인 프롬프트 구성 요소와 구체적인 예시를 살펴보겠습니다.
프롬프트(Prompt)란 인공지능 모델에게 특정 작업을 요청하는 입력 문장으로, 질문, 명령, 설명 등의 형태로 작성됩니다. 효과적인 프롬프트는 지시(Instruction), 맥락(Context), 사용자 입력(User's Input), 출력 형식(Output)의 네 가지 핵심 요소로 구성됩니다. 이 요소들은 각각 독립된 단위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하나의 프롬프트 안에서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작동할 때 진가를 발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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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시(Instruction)
수행할 작업을 구체적인 동사를 사용해 명확하게 요청합니다. "글을 요약해줘", "문장을 교정해줘" 간결하고 구체적인 동사를 활용하면, AI의 응답 방향이 훨씬 뚜렷해집니다.
⚡맥락(Context)
작업의 목적과 배경 정보를 설명하여 더 정밀한 답변을 유도합니다. "너는 한국어 글쓰기 및 편집 전문가야." 이 한 문장만으로도 AI는 결과물의 어조, 표현, 깊이를 달리하게 됩니다. (이런 맥락 부여는 대표적인 프롬프트 패턴 중 하나로 '페르소나 패턴'이라 불립니다.)
⚡사용자 입력(User's Input)
특정 작업의 대상이 되는 자료입니다. 단순히 텍스트를 붙여넣는 것을 넘어서, 프롬프트 내부에서 입력 데이터를 어떻게 배치하고 구조화하느냐가 응답 품질에 큰 영향을 줍니다.
⚡출력 형식(Output)
결과물이 어떤 형태로 생성되길 원하는지를 사전에 지정하는 항목입니다. "표 형태로 정리해줘", "항목마다 이모지를 붙여줘", "수정 전·후 문장을 함께 보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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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네 가지 요소가 유기적으로 설계된 프롬프트는 인공지능이 불필요한 추론을 줄이고, 보다 정확하고 신뢰성 있는 결과를 생성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됩니다.
🔖 TIP
{{ }} 같은 플레이스홀더(Placeholder)와 ## 같은 마크다운(Markdown)을 사용하면, 구조화된 설계를 바탕으로 자료의 경계를 명확히 인식하고, 작업 범위를 오해 없이 처리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입력 문장들을 명확히 구분하고 배치하는 구조화된 설계는 특히 문서 기반 작업에서 큰 효과를 발휘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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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한국어 문장 교정 및 수정을 위한 프롬프트 예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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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한국어 글쓰기 및 편집 전문가야. 아래 글을 읽고 문장 교정을 수행해줘. 문장을 교정하되, 정보가 왜곡되거나 내용이 바뀌지 않도록 주의해줘.
{{글자를 뜻하는 ‘텍스트’와 개성 있고 쿨하다는 뜻을 가진 ‘힙’을 합성한 신조어로, 책을 읽는 스스로를 ‘멋지다’ 느끼며 SNS에 인증샷을 올리는 문화가 자리 잡았습니다. 따분하고 고리타분하게 느껴지던 활자 문화가, 젊은 세대에겐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오는 덕분이죠. 텍스트힙 트렌드 내에서도 새 유행이 나타나는 중입니다. 읽기에서 쓰기로, 텍스트힙에서 ‘라이팅힙(Writing-hip)’으로의 이동이 2025년 트렌드 최전선에서 포착됩니다.}}
## 세부 지침 -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수정하고, 문맥이 더 자연스럽도록 다듬어줘. - 원본 문장, 수정한 문장, 수정한 이유를 함께 제시해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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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검색 증강 생성(RAG), 외부 정보를 활용한 정확도 향상 전략
생성형 AI는 기본적으로 사전에 학습된 데이터만을 바탕으로 답변을 생성하는 데, 최신 정보나 특정 문서 기반 작업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접근 방식 중 하나가, 흔히 검색 증강 생성(RAG)이라 불리는 구조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이 용어는 보다 전문적인 기술 영역에서 자주 사용되지만, 더 넓은 관점에서 보면 사용자가 문서를 제공하거나, AI가 실시간 웹 검색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답변하도록 지시하는 방식 전체가 이 개념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우리가 흔히 수행하는 문서 기반 요약 요청, 실시간 트렌드 정리 등도 외부 정보를 활용한 응답 구조로서 동일한 원리를 따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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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실시간 정보 기반의 개념 정리를 위한 프롬프트 예시입니다.
(실시간 트렌드나 개념 설명이 필요한 경우, 웹 검색 기능을 활용해 신뢰할 수 있는 최신 정보에 기반한 응답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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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디지털 트렌드 큐레이터야.
‘밈(Meme)’이라는 용어의 의미를 검색해서 간단히 설명해줘. 직접적인 인용 위주로 정리하고, 문서에 없는 내용을 추측하거나 덧붙이지 말아줘.
2023년 이후 유행한 밈 3가지도 소개해줘.
아래 형식으로 정리해 줘: 1. 용어 정의 (2~3줄) + 출처 링크 2. 최신 밈 예시 - 밈 이름 - 설명 (2~3줄) - 출처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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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사용자가 문서를 제공하거나 AI가 외부 정보에 접근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은 환각 현상을 줄이고, 응답의 정확성과 맥락 충실도를 높이는 데 실질적으로 효과적입니다. 핵심은 AI가 스스로 만들어내지 않고, 참조 가능한 실질적 근거를 확보한 상태에서 응답을 생성하게 하는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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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환각 현상을 줄이기 위한 프롬프트 기법 소개
또한, 생성형 AI의 환각 현상을 줄이기 위해서는 어떤 방식으로 질문을 설계하고 응답 과정을 유도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모든 것을 한꺼번에 물어볼 수는 없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여러 프롬프트 기법(Prompt Technique)이 존재합니다. 프롬프트 기법은 복잡한 작업을 어떻게 나누고, 어떤 사고 흐름을 유도하며, AI가 문제를 보다 정밀하고 논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구조를 의미합니다. 이는 결국 질문을 설계하는 방식을 통해 AI의 인지 흐름을 설계하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초급 사용자도 쉽게 적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프롬프트 기법으로는 프롬프트 체이닝(Prompt Chaining)이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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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롬프트 체이닝
하나의 복잡한 작업을 여러 개의 서브 작업(Sub Task)으로 나눈 뒤, 각 단계를 순차적으로 진행하는 방식입니다. 각 단계에서 원하는 결과를 하나씩 확보하면서 전체 작업을 안정적으로 완성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1단계. 핵심 메시지 요약
2단계. 핵심 메시지를 바탕으로 SNS에 올릴 짧은 소개글 작성 (1단계를 수행한 후, 진행)
3단계. SNS에 짧은 소개글과 함께 올릴 해시태그 5개 추천
(2단계를 수행한 후, 진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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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단계를 나누고, 이전 단계의 결과를 다음 단계에 반영하게 하면 AI가 한 번에 많은 조건을 처리하는 데서 오는 혼란을 줄이고, 더 명확하고 일관된 결과를 도출할 수 있습니다.
프롬프트 체이닝은 복잡한 정보 처리나 콘텐츠 작성뿐 아니라, AI가 실수하거나 맥락을 놓치기 쉬운 작업에서 오류 가능성을 줄이는 데 매우 효과적인 방식입니다. 결과를 더 신뢰할 수 있게 만들고 싶다면, 한 번에 모든 것을 요청하기보다는 질문을 쪼개고 흐름을 설계하는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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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LLM 활용의 적절성 판단
생성형 AI는 강력한 도구이지만, 모든 문제에 가장 적합한 해결책은 아닙니다. 단순 계산, 실시간 정보 확인, 경로 탐색, 가격 비교처럼 빠르고 정확한 결과가 중요한 작업은 지도 앱, 검색 포털, 날씨 앱, 쇼핑 플랫폼처럼 전통적인 전문 도구가 더 효율적입니다.
또한, 문서를 직접 다루거나 수치를 분석하는 작업에서도 GPT는 보조자 역할에는 유용하지만, 직접 실행 도구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파일을 제공하지 않으면 문맥을 놓칠 수 있고, 엑셀 계산처럼 정밀한 처리는 전용 프로그램이 더 적합합니다.
생성형 AI는 정답을 빠르게 찾는 도구가 아니라, 질문을 구조화하고 생각을 확장하며, 복잡한 내용을 정리해 표현하는 데 강점을 가진 도구입니다. 무엇을 AI에게 물어볼 것인지, 무엇은 다른 방식으로 해결할 것인지를 구분하는 감각이 신뢰성 있는 AI 활용의 출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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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5월, 초록이 짙어지고 마음까지 맑아지는 계절입니다.
인공지능의 대중화는 우리에게 다시 묻습니다.
무엇을 묻고, 어떻게 확인하며, 어떤 기준으로 신뢰할 것인가— 어쩌면 일을 잘 해내고 싶던 사람이라면 늘 품고 있던 태도였는지도 모릅니다.
사람과 협업할 때도, AI와 함께 일할 때도 ‘알아서 해주길’ 바라기보다, 능동적으로 개입하고 주도하는 자세가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넥스트아카이브’는 AI 시대에 필요한 태도와 감각을 함께 가꿔갈 수 있는 선명한 기술 인사이트를 전하겠습니다.
시간 내어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구독 의견이나 피드백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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